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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법무법인 마중 / ‘기존 우울증 악화해 사망’ 근로복지공단 처분 뒤집은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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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8.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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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아 왔던 시설관리 노동자가 주·야간 교대근무 등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근로복지공단은 기존 질환이 악화됐다며 업무와 연관성을 부정했다.

반면에 법원은 교대근무 전까지 고인이 치료받으며 문제없이 업무를 수행한 점을 근거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평균인이 아니라 해당 노동자의 건강상태를 기준으로 인과관계를 따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주야교대 시작하며 체중 10킬로 빠져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부장판사)는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대기업 시설관리 업무를 오래 했다.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용역업체 소속으로 해당 기업의 기숙사 시설관리 업무를 했다. 2020년 12월부터 다른 업체 소속으로 교육센터 시설관리를 담당했다.

그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건 교대근무를 하면서부터였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간(오전 7시~오후 7시) 2일, 야간(오후 7시~다음날 오전 7시) 2일, 휴무 2일씩 근무했다. 월요일은 8시간씩 3교대로 돌아갔다. 휴게시간은 점심·저녁시간 1시간과 자정에서 다음날 새벽 1시까지 1시간뿐이었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교육센터가 해외출장자 등 격리자 수용실로도 사용되면서 그는 격리자들 지원 업무도 부담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체중이 10킬로그램 빠지기도 했다.

A씨는 이듬해 5월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퇴사했다. 당시 상사에게 “주야 교대근무를 하다 보니 불규칙적 생활로 수면장애와 심리적 불안감이 심해 일상생활이 매우 어려운 지경”이라며 “코로나 격리자 수용실의 뒷수발도 상당한 심리적 부담이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저도 건강부터 추슬러서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 달 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서도 주야 교대근무 등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이 됐다고 썼다. 유족측은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공단은 고인이 장기간 우울증을 겪어 왔던 점 등을 이유로 부지급 결정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물론 법원 감정촉탁 전문의까지 기존 질환의 악화로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스트레스 강도, 개별 노동자마다 달라”

법원 판단은 달랐다. 업무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망인이 2003년 및 2018년 우울증 진료를 받은 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망인은 2003년부터 2019년 말까지 장기간 기숙사 시설관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업무 수행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2018년 우울장애도 진료 이후 증세가 호전돼 추가 진료를 받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반면 망인은 교육센터에서 근무할 당시 근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호소했다”며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종전과 달라진 업무 관련 요소, 즉 교대제 근무, 보일러실 소음 등에 따른 스트레스 요인의 가중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의학적 소견들에 대해 재판부는 “망인의 상황과 업무상 스트레스가 기존 우울장애를 어떻게 악화했는지에 관해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평균적 일반인을 기준으로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대근무 및 그로 인한 수면 부족, 건강 악화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강도는 개별 노동자의 특성에 따라 충분히 다르게 체감될 수 있다”며 “업무와 질병 및 자살행위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평균인이 아니라 해당 노동자의 건강 상태와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 유족을 대리한 김용준 변호사(법무법인 마중)는 “공단 자문의들과 법원 감정의가 기저질환인 우울장애의 자연적 악화로 인한 자살이라고 소견했음에도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 사건”이라며 “법원이 업무상 스트레스의 강도, 업무와 질병 및 자살행위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평균인이 아니라 해당 근로자의 건강 상태와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받아들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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