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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법무법인 마중 /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고 계셨는지 잘 몰라요” / 박정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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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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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기사는 법무법인 마중 박정윤 변호사님의 기고문입니다. ※ 법무법인 마중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산재계의 변화를 이끌며, 판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내라” “오늘 친구들과 무슨 일이 있었니” 어릴 적 부모님에게 귀에 못이 박히게 듣던 이야기였다. 중장년의 가장이 된 지금 이런 당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것 같지만 산재 소송에는 중요하다.   “솔직히 저는 아버지(또는 자녀)가 무슨 일을 하고 계셨는지 잘 몰라요.” 유족급여 소송 중 억울하게 사망한 재해 노동자 유족의 말이다. 재해자가 직장에서 황망한 사고로 사망한 경우, 알 수 없는 이유로 목숨을 끊었거나 뇌심혈관 질환으로 의식 회복이 요원할 경우 유족은 재해자가 무슨 일로 쓰러진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37조에 따르면 노동자가 업무나 그에 따르는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 등을 ‘업무상 사고’로, 업무수행 과정에서 노동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에 노출돼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해 산재급여를 지급한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만 한다.   앞서 배정빈 변호사(법무법인 마중)가 ‘업무상 재해 상당인과관계 증명책임, 근로복지공단이 져야’ 칼럼<본지 2024년 11월22일자 참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법원은 여전히 상당인과관계의 존부가 명확하지 않다면 그에 따른 불이익은 원고(유족)가 져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결국 유족은 재해자의 사망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입증하는 부담을 가진다. 물론 근로복지공단이 재해조사서를 작성하겠지만 이들이 유족보다 재해자의 속사정을 더 잘 알기는 어렵다. 그리고 재해조사서는 사업주가 제공하는 자료와 진술도 참고해 작성하기에 유족이 인정하기 어려운 내용이 반영되기도 한다.   산재승인시 사업주는 산재보험료가 증가하는 불이익을 받거나 노동자에 대한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유족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주가 사업장의 열악한 업무 환경으로 질병이 발생했거나 과중한 업무로 목숨을 끊었다고 순순히 인정하는 곳은 적다. 관대한 이도 사업장에 유리한 자료만 제공하며 “근로복지공단 조사결과에 따르겠다”고 보험가입자 의견서에 기재하는 정도다.   결국 유족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를 입증해줄 전문가들에게 위임해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정보공개청구나 사실조회, 문서제출명령, 증인신문 등 증거 수집에 많은 노하우를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재해자의 업무 및 생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유족이나 직장 동료다. 따라서 유족이 재해자의 업무에 대해서 얼마나 알거나 직장 동료를 증인으로 섭외할 수 있는지에 따라 산재승인 성공률은 달라진다.   직장동료들이 사업주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재해자의 부정적인 근무 환경에 대한 진술을 하거나 직장 생활에서의 재해자의 과로·직장내 괴롭힘에 대해서 사실확인서를 작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재해자의 사업장 인망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훌륭한 분이 쓰러졌다며 유리한 진술을 하겠다는 직장동료들도 있다. 반면에 같이 직장만 다녔을 뿐 잘 모르는 분이라면서 도움을 거절하는 동료도 있다. 평소 직장동료과 원만하게 지내거나 점심 커피라도 사야 하는 이유다.   평소에 가족과 업무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해 둘 필요가 있다. 많은 재해자(특히 가장)들이 과묵함을 미덕으로 삼거나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남고 싶어 직장내 어려움을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황망한 일을 당할 경우 가족들은 재해자가 왜 쓰러진 것인지, 그동안 무슨 어려움이 있었는지 잘 모른다.   오늘부터 가족 식사 시간이나 주말에 그동안 직장에서 있었던 어려운 일들을 말하자. 누가 알겠는가. 어려움에 대한 진솔한 대화로 가족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위로가 돼 줄 수 있다. 산재 소송에서도 재해자에게 과거에 어떠한 업무상 어려움이 있었는지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가족들이 멀리 있거나, 혼자 남은 근로자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서점에 들려 다이어리를 하나 사서 연초부터 일기를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의식이나 목숨을 잃어 본인이 직접 진술할 수 없는 산재 사건에 한해서는 근로자의 다이어리 같은 기록물은 전문가가 업무상 상당인과관계를 입증할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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