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노동법률보도 기사산재2025. 09. 16

[노동법률] 법무법인 마중 / 특별진찰 생략, ‘산재 처리’ 앞당길까…“공단 업무 지연도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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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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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기사는 마중의 권규보 부대표변호사님의 언론 인터뷰 내용 중 일부입니다.

※ 법무법인 마중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산재계의 변화를 이끌며, 판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업무상 질병의 산업재해 처리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평균 227일이 넘어가자 정부가 산재 처리기간 단축을 정책 과제로 선포했다. 고용노동부는 평균 166일이 걸리는 특별조사와 604일이 걸리는 역학조사를 처리기간 장기화의 원인으로 보고 두 절차가 생략되는 경우를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무 기관인 근로복지공단 업무 지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침 마련이 없어 미봉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별진찰ㆍ역학조사 생략 확대…"실효성 기대"

지난해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의 산재 처리기간은 227.7일이었다. 이는 업무상 사고의 산재 처리기간인 17.7일의 12배에 달하는 기간으로, 업무상 질병의 산재 처리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계속 제기돼 왔었다.

이에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는 업무상 질병의 산재 처리기간 단축을 신속 추진 과제로 제안했다. 이재명 정부는 업무상 질병의 산재 처리 기간을 2027년에 120일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달 25일 노동부 산재보험 및 예방심의위원회는 업무상 질병의 산채 처리 기간 단축 방안을 의결했다.

산재 처리기간 단축 정책은 처리기간 장기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특별진찰과 역학조사를 겨냥했다. 정부는 특별진찰과 역학조사를 생략하는 대상을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특별조사는 근골격계, 소음성 난청 등 질병에 대해 의료기관에서 의학적 진찰, 현장 조사를 해 업무관련성을 판단하는 제도다. 특별조사는 평균적으로 166.3일이 소요돼 산재 처리기간이 늘어나는 주된 이유로 꼽힌다.

역학조사는 질병의 발병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 연구 기관에서 유해요인, 노출 정도 등을 전문적으로 측정ㆍ분석해 업무관련성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역학조사는 특별진찰보다 많은 604.4일이 소요돼 산재 처리기간 증가의 원인이었다.

노동부는 이번 의결을 통해 건설업 18개 직종과 비건설업 14개 직종에 대해 특별진찰을 생략하고 그간 충분히 역학조사 자료가 쌓인 조리흄에 의한 폐암 등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생략하기로 했다. 특별진찰과 역학조사 생략 대상은 근로복지공단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노동부는 추정의 원칙을 적용하는 대상도 늘리기로 했다. 추정의 원칙은 특정 업종에서 발생한 업무상 질병에 대해 역학조사 없이 업무상 질병의 성립을 추정하는 제도다.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 역학조사가 생략되는 것과 함께 업무상 질병이 성립한다는 점을 근로자가 입증할 필요가 없어진다. 노동부는 건설 비계공, 철근공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추정의 원칙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산재 처리기간 단축에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규보 법무법인 마중 변호사는 "특별진찰과 역학조사는 산재 처리기간을 장기화시키는 주요 절차"라며 "이 절차들을 생략할 경우 처리기간이 실질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동일 법률사무소 해방 대표변호사도 "이번 정책은 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중복적인 심의 과정을 줄였다"며 "산재 처리기간 단축에 어느 정도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공단 업무 지연 대책은 없어…"지침 구체화ㆍ지연이자 필요"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별진찰, 역학조사 생략에만 집중했을 뿐, 근로복지공단의 행정 업무 지연에 대해서는 별다른 개선 방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 변호사는 "업무상 질병 사건은 산재 신청인이 의견서를 제출한 후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에게 연락해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근로복지공단이 적극적으로 사업장을 압박하지 않아 기간이 길어지는 측면이 있어 법령 또는 공단 지침에 사업장 자료 제출 기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과태료 등 집행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태형 노무법인 태흥 대표공인노무사도 "부산ㆍ경남 지역에 소음성 난청 산재가 급증하자 근로복지공단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지만 TF로 사건이 배당되면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린다"며 "불필요한 추가 행정 절차 요구 등 근로복지공단의 업무 지연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로복지공단이 단순히 특정 업무상 질병에 대해 TF를 만든다고 해서 처리기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 차원에서 업무 지연을 해결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처리 지연이 일어날 경우 소 제기 전부터 산재보상금에 지연이자를 부과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 노무사는 "사건이 법원으로 가는 경우 지연이자가 붙지만 근로복지공단 산재 처리 단계에서는 절차가 지연되더라도 산재보상금에 대해 지연이자가 붙지 않는다"며 "지연이자 등의 패널티가 존재하면 처리 장기화가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도 "근로복지공단 단계에서부터 지연이자를 부과하는 제도가 생기면 처리기간 단축에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처리 과정의 표준화와 단계별 처리기한 명시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병원별 장해 등급 판정 편차도 처리 지연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노무사는 "병원별로 장해 등급 편차가 심해 등급을 잘 주는 병원에 산재 신청인들이 몰리다 보니 기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근로복지공단 병원은 장해 등급이 낮게 나와 산재 신청인들이 기피한다. 반대로 특정 대학병원은 장해등급을 받으려고 산재 신청자들이 몰려 1년 넘게 기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이 판정한 장해등급에 따라 보상액이 몇백만원까지도 달라지는데 산재 신청자들에게 굳이 등급을 낮게 주는 병원으로 가라고 할 수도 없지 않나"라며 "특히 소음성 난청의 경우 최저 가청 역치를 기준으로 장해등급을 판단하는데 이는 병원 간 편차가 클 수 있는 판단기준이다. 이를 평균 가청 역치 기준으로 바꾸는 등 병원 간 장해등급 판정 편차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했다.

경영계, "무분별한 생략은 공정성 문제 야기"

 

경영계는 이번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공정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산업안전본부장은 "산재 처리기간의 단축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업무상 질병 판단이 공정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추정의 원칙 확대는 노사 공감대가 없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개념이 아니어서 무분별하게 확대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산재 관련 정책이 신속성만 높이고 공정성을 낮추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신속성 제고와 함께 산재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의학적, 역학적 인과관계를 토대로 노사 합의를 통해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도 "빠른 산재 처리를 위해 특별진찰, 역학조사 생략 대상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면 산재보험의 방만 운영이 야기될 수 있다"며 "특히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산재 카르텔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일부 의료기관과 산재 신청인 간의 부정 수급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특별진찰과 역학조사를 생략하는 것은 카르텔을 심화시키는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는 산재 카르텔 척결을 노동 개혁 과제로 삼은 바 있다. 지난해 2월 노동부는 산재보험 부정수급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근골격계 일부 질병에 대한 추정의 원칙 적용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추정의 원칙 재검토는 유야무야됐다.

임 본부장은 "경영계가 처리기간이 장기화됐을 때 산재 신청인들 고통을 모르고 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적법한 산재 신청에 대해서는 처리기간이 단축되도록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맞지만 무분별하게 추정의 원칙을 확대해 산재보험제도의 공정성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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